지구상에서 가장 가치있는 생물 - 찰스 다윈
페이지 정보
슬기로운사생활관련링크
본문
[지구지킴이 친구들을 소개합니다]
지렁이
아리스토텔레스도 극찬...오래된 ‘땅의 구원자’
2025. 02. 13 by 곽은영 기자
지렁이는 흙 속의 죽은 미생물이나 썩은 낙엽 등을 먹으며 하루 평균 자기 몸무게의 2배에 이르는 분변토를 배출한다. /뉴스펭귄
비가 내리고 나면 도로나 흙 위를 기어 다니는 지렁이를 볼 수 있다. 꿈틀거리는 기다란 몸이 비호감이라고 표현하는 이도 있지만, 사실 지렁이는 생태계 먹이사슬 최하위 지위를 마다하지 않고 조용하고 꾸준히 땅을 기름지게 만들어주는 고마운 존재다. 이런 지렁이를 땅의 정령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지렁이는 주로 땅속에 굴을 파고 흙 속의 죽은 미생물이나 썩은 낙엽과 나뭇가지, 심지어 작은 돌을 먹으며 하루 평균 자기 몸무게의 2배에 이르는 분변토를 배출한다. 지렁이 한 마리가 1년에 분해하는 유기물의 양은 10kg이 넘는다고 알려진다. 지렁이가 소화 분해해 배설한 유기물에는 질소, 탄소, 칼슘, 마그네슘, 칼륨 등 식물 생장에 필요한 영양분이 들어 있어 양질의 거름이 된다.
지렁이가 파는 땅굴은 깊이가 최대 2m가 넘는데 식물의 뿌리가 숨을 쉴 수 있는 통로가 된다. 흙 속 유기물을 먹고 소화시켜 배설하는 과정을 반복하며 흙을 몇 번씩 갈아엎는 역할도 한다. 지렁이가 많으면 땅이 깨끗하고 비옥해 농사가 잘된다고 말하는 이유다.
지렁이가 움직이는 방법은 밀당의 형식이다. 몸 앞부분을 길게 늘리며 흙을 밀어냈다가 이후 뒷부분을 당기는 식으로 마디를 오므렸다 피며 움직인다. 몸에 머리카락 모양의 털인 강모가 있어 흙에서도 미끄러지지 않고 움직일 수 있다. 폐가 없어 얇은 피부로 흙 사이에 있는 공기를 통해 숨을 쉰다.
심지어 흙 속 미세플라스틱을 분해해 나노 플라스틱으로 배출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2020년 10월 19일 한국연구재단은 건국대 환경보건학과 안윤주 교수팀이 생활 속에서 무분별하게 버려진 플라스틱이 쪼개져 만들어진 5㎜ 미만의 미세플라스틱이 지렁이의 몸을 거치면 미세플라스틱보다 더 작은 크기인 100㎚(나노미터·100만분의 1㎜) 미만의 나노 플라스틱으로 배출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미세플라스틱에 노출된 지렁이의 경우 정상적인 정자 형성이 잘되지 않는 점이 확인, 미세플라스틱이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비롯해 나노 플라스틱이 토양 생물체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할 필요성이 제기됐다.
지렁이가 파는 땅굴은 깊이가 최대 2m가 넘는데 식물의 뿌리가 숨을 쉴 수 있는 통로가 된다. /뉴스펭귄
이처럼 미세플라스틱마저 분해해 버리는 지렁이는 새와 개구리, 오소리를 비롯해 어두운 땅속 두더지의 유일한 먹이로 생태계 먹이사슬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종의 기원’을 쓴 영국의 생물학자 찰스 다윈은 지렁이를 지구상에서 가장 가치 있는 생물이자 가장 뛰어난 노동자라고 불렀다. 1년에 2mm의 흙이 지렁이에 의해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밝혀낸 다윈은 40여 년간 지렁이를 관찰하고 실험한 내용을 1881년 10월 21일 ‘지렁이의 활동과 분변토의 형성’이라는 책으로 출판하기도 했다. 영국의 지렁이학회는 2016년, 10월 21일을 ‘세계 지렁이의 날’로 지정했다.
다윈은 책에서 “사람이 지구에 살기 훨씬 오래전부터 지렁이들이 땅을 규칙적으로 쟁기질해 왔고 지금도 변함없이 땅을 갈고 있다. 세계사에서 이 하등동물에 버금갈 만큼 중요한 일을 한 동물들이 있기나 한지 의문이다”라고 말하며 지렁이의 가치를 높이 평가했다.
지렁이에 애정을 가지고 극찬한 역사적 인물은 그뿐만이 아니다. 고대 그리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지렁이를 ‘대지의 장’이라고 불렀고, 클레오파트라는 지렁이를 ‘지구의 수호자’로 부르며 신성시했다.
비 온 뒤 지렁이가 흙 밖으로 나오는 건 땅에 물이 차면서 산소 공급이 잘 이뤄지지 않아 숨을 쉬기 위해서다. (사진 클립아트코리아)/뉴스펭귄
비 온 뒤 지렁이가 흙 밖으로 나오는 건 땅에 물이 차면서 산소 공급이 잘 이뤄지지 않아 숨을 쉬기 위해서다. (사진 클립아트코리아)/뉴스펭귄
지렁이가 이처럼 찬사를 받는 건 모든 생물이 흙에서 양분을 얻고 땅에 기대어 살기 때문이다. 지렁이가 처음 모습을 드러낸 것은 약 5억 년 전으로 추정된다. 지구에 흙이 생긴 생기와 거의 일치한다. 이 말은 우리가 밟는 땅의 상당 부분이 지렁이 체내를 통과한 흙으로 이뤄져 있다는 얘기다.
비가 온 뒤 지렁이가 흙 밖으로 나오는 건 땅에 물이 차면서 산소 공급이 잘 이뤄지지 않아 숨을 쉬기 위해서다. 그러나 땅 위에 올라온 지렁이는 곧 햇빛에 말라 죽을 확률이 높다. 특히 최근 길어지는 폭염으로 지렁이의 생태도 위협받고 있다고 알려진다. 만약 비 온 뒤 길 위에서 이들을 발견한다면 나뭇가지나 나뭇잎으로 살짝 들어 흙으로 옮겨주면 어떨까. 지렁이에게도 인류에게도 고맙고 좋은 일이 될 것이다.
..
지렁이
아리스토텔레스도 극찬...오래된 ‘땅의 구원자’
2025. 02. 13 by 곽은영 기자
지렁이는 흙 속의 죽은 미생물이나 썩은 낙엽 등을 먹으며 하루 평균 자기 몸무게의 2배에 이르는 분변토를 배출한다. /뉴스펭귄
비가 내리고 나면 도로나 흙 위를 기어 다니는 지렁이를 볼 수 있다. 꿈틀거리는 기다란 몸이 비호감이라고 표현하는 이도 있지만, 사실 지렁이는 생태계 먹이사슬 최하위 지위를 마다하지 않고 조용하고 꾸준히 땅을 기름지게 만들어주는 고마운 존재다. 이런 지렁이를 땅의 정령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지렁이는 주로 땅속에 굴을 파고 흙 속의 죽은 미생물이나 썩은 낙엽과 나뭇가지, 심지어 작은 돌을 먹으며 하루 평균 자기 몸무게의 2배에 이르는 분변토를 배출한다. 지렁이 한 마리가 1년에 분해하는 유기물의 양은 10kg이 넘는다고 알려진다. 지렁이가 소화 분해해 배설한 유기물에는 질소, 탄소, 칼슘, 마그네슘, 칼륨 등 식물 생장에 필요한 영양분이 들어 있어 양질의 거름이 된다.
지렁이가 파는 땅굴은 깊이가 최대 2m가 넘는데 식물의 뿌리가 숨을 쉴 수 있는 통로가 된다. 흙 속 유기물을 먹고 소화시켜 배설하는 과정을 반복하며 흙을 몇 번씩 갈아엎는 역할도 한다. 지렁이가 많으면 땅이 깨끗하고 비옥해 농사가 잘된다고 말하는 이유다.
지렁이가 움직이는 방법은 밀당의 형식이다. 몸 앞부분을 길게 늘리며 흙을 밀어냈다가 이후 뒷부분을 당기는 식으로 마디를 오므렸다 피며 움직인다. 몸에 머리카락 모양의 털인 강모가 있어 흙에서도 미끄러지지 않고 움직일 수 있다. 폐가 없어 얇은 피부로 흙 사이에 있는 공기를 통해 숨을 쉰다.
심지어 흙 속 미세플라스틱을 분해해 나노 플라스틱으로 배출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2020년 10월 19일 한국연구재단은 건국대 환경보건학과 안윤주 교수팀이 생활 속에서 무분별하게 버려진 플라스틱이 쪼개져 만들어진 5㎜ 미만의 미세플라스틱이 지렁이의 몸을 거치면 미세플라스틱보다 더 작은 크기인 100㎚(나노미터·100만분의 1㎜) 미만의 나노 플라스틱으로 배출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미세플라스틱에 노출된 지렁이의 경우 정상적인 정자 형성이 잘되지 않는 점이 확인, 미세플라스틱이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비롯해 나노 플라스틱이 토양 생물체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할 필요성이 제기됐다.
지렁이가 파는 땅굴은 깊이가 최대 2m가 넘는데 식물의 뿌리가 숨을 쉴 수 있는 통로가 된다. /뉴스펭귄
이처럼 미세플라스틱마저 분해해 버리는 지렁이는 새와 개구리, 오소리를 비롯해 어두운 땅속 두더지의 유일한 먹이로 생태계 먹이사슬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종의 기원’을 쓴 영국의 생물학자 찰스 다윈은 지렁이를 지구상에서 가장 가치 있는 생물이자 가장 뛰어난 노동자라고 불렀다. 1년에 2mm의 흙이 지렁이에 의해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밝혀낸 다윈은 40여 년간 지렁이를 관찰하고 실험한 내용을 1881년 10월 21일 ‘지렁이의 활동과 분변토의 형성’이라는 책으로 출판하기도 했다. 영국의 지렁이학회는 2016년, 10월 21일을 ‘세계 지렁이의 날’로 지정했다.
다윈은 책에서 “사람이 지구에 살기 훨씬 오래전부터 지렁이들이 땅을 규칙적으로 쟁기질해 왔고 지금도 변함없이 땅을 갈고 있다. 세계사에서 이 하등동물에 버금갈 만큼 중요한 일을 한 동물들이 있기나 한지 의문이다”라고 말하며 지렁이의 가치를 높이 평가했다.
지렁이에 애정을 가지고 극찬한 역사적 인물은 그뿐만이 아니다. 고대 그리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지렁이를 ‘대지의 장’이라고 불렀고, 클레오파트라는 지렁이를 ‘지구의 수호자’로 부르며 신성시했다.
비 온 뒤 지렁이가 흙 밖으로 나오는 건 땅에 물이 차면서 산소 공급이 잘 이뤄지지 않아 숨을 쉬기 위해서다. (사진 클립아트코리아)/뉴스펭귄
비 온 뒤 지렁이가 흙 밖으로 나오는 건 땅에 물이 차면서 산소 공급이 잘 이뤄지지 않아 숨을 쉬기 위해서다. (사진 클립아트코리아)/뉴스펭귄
지렁이가 이처럼 찬사를 받는 건 모든 생물이 흙에서 양분을 얻고 땅에 기대어 살기 때문이다. 지렁이가 처음 모습을 드러낸 것은 약 5억 년 전으로 추정된다. 지구에 흙이 생긴 생기와 거의 일치한다. 이 말은 우리가 밟는 땅의 상당 부분이 지렁이 체내를 통과한 흙으로 이뤄져 있다는 얘기다.
비가 온 뒤 지렁이가 흙 밖으로 나오는 건 땅에 물이 차면서 산소 공급이 잘 이뤄지지 않아 숨을 쉬기 위해서다. 그러나 땅 위에 올라온 지렁이는 곧 햇빛에 말라 죽을 확률이 높다. 특히 최근 길어지는 폭염으로 지렁이의 생태도 위협받고 있다고 알려진다. 만약 비 온 뒤 길 위에서 이들을 발견한다면 나뭇가지나 나뭇잎으로 살짝 들어 흙으로 옮겨주면 어떨까. 지렁이에게도 인류에게도 고맙고 좋은 일이 될 것이다.
..
추천 1
작성일2025-02-13 16:09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